국내의 ‘찐짜’ 고온 천연 온천들

국내의 ‘찐짜’ 고온 천연 온천들

추운 겨울, 뜨끈한 물이 간절해져 국내 온천을 찾았다가 실망한 적이 많았다. “온천이라는데 왜 집 목욕탕보다 미지근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그건 진짜 고온 용출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25도만 넘으면 온천 허가가 나다 보니, 지하수를 보일러로 데워 쓰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땅에도 땅속에서 펄펄 끓는 물이 솟구치는 ‘진짜’가 있다. 억지로 데우지 않아도 뜨거운, 아니 오히려 식혀야 할 정도로 강력한 열기를 품은 국내 고온 천연 온천들을 테마별로 정리했다.


1. 창녕 부곡온천 (78°C) – “계란도 익혀버리는 국내 최고 수온”

국내 온천 중 수온으로는 단연 1등이다. 최고 78도까지 올라가는 온천수가 용출된다. 워낙 뜨거워서 오히려 물을 식혀서 공급해야 할 정도다. 유황 성분이 강해 탕에 몸을 담그면 비누칠을 한 것처럼 매끄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예전의 명성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물 하나만큼은 여전히 국가대표급이다. 가족탕 시설이 잘 되어 있어 프라이빗하게 지지기에 좋다.

2. 대전 유성온천 (42~55°C) – “도심 한복판에서 터지는 60도의 열기”

도시철도가 다닐 만큼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복판에 이런 온천이 있다는 게 놀랍다. 지하 깊은 곳에서 최대 50도가 넘는 고온의 물이 펑펑 솟아난다. 라듐 성분이 함유된 온천수로, 조선 태조와 태종도 이곳을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대전 여행과 병행하여 가볍게 다녀오기 좋고, 무료 족욕 체험장도 잘 갖춰져 있다.

3. 울진 덕구온천 (42.4°C) – “국내 유일, 천연용출 온천”

대부분의 온천은 기계로 물을 퍼 올리지만, 덕구온천은 다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땅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자연 용출 온천’이다. 온도는 정확히 42.4도. 데울 필요도, 식힐 필요도 없는 가장 완벽한 온도를 자연이 선물한다. 응봉산 자락의 맑은 공기와 순도 100%의 온천수가 만나 힐링의 정점을 찍는다.

4. 강화 석모도 미네랄 온천 (51°C) – “서해 낙조와 함께하는 날것의 해수 온천”

서울 근교에서 가장 이색적인 곳이다. 지하 460m 화강암 암반에서 51도의 고온 해수가 솟아오른다. 인위적인 소독이나 정화 없이 원수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하고 물이 짭짤하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노천탕이다. 탕 바로 앞이 바다라, 붉게 물드는 서해 낙조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은 웬만한 해외 리조트 부럽지 않다.

5. 충주 수안보온천 (53°C) – “왕의 온천, 그리고 지자체의 보증 수표”

조선시대 왕들이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행차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수안보의 가장 큰 특징은 ‘신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충주시)가 온천수를 직접 관리한다. 중앙 급수 탱크에서 똑같은 수질의 53도 천연 온천수를 모든 업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어느 숙소를 가든 물 장난 칠 걱정 없이 믿고 씻을 수 있다.


맺으며

해외로 나갈 시간이 없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다. 알고 보면 우리 땅 깊은 곳에서도 이렇게 뜨겁고 좋은 물이 솟아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짜 온천 말고, 진짜 뜨거운 천연 온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찬 바람 맞으며 뜨끈한 물에 몸을 녹이는 그 순간만큼은, 남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휴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