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려서 서울에 바로 인접한 지역이었지만,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지역에서 자랐다. 또한 아버지도 아주 작은 규모의 밭과, 아주 작은 논을 구입한 후 20여 년 정도 직접 경작하셨고, 나는 일을 도와야 했기에, 자연스럽게 벼 농외 밭에 심는 대부분의 식물에 대해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택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제 나이가 들고 도시지역에 살고 있으면서도 막연하게나마, 식물재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물론 잘 기르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식물이 커가고, 열매가 맺히고 하는 변화와 생명력이 어릴 적 나의 무의식 속에 하나의 신비로 자리 잡았던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연유로, 매해 집주변에서 주말농장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고, 현재 사는 지역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몇 차례 그리하기도 했다. 현재 사는 파주 지역에서도 그리하고 싶었으나, 매년 미루어 오다가 지난해가 되어서야 집 주변 주말농장을 신청해서 1년간 경작했다.
주말농장 운영자는 10평이고, 1년간의 이용료가 10만 원이라고 했으나, 정작 땅의 크기는 대략 1.3m x 5m 정도로 고랑을 포함해도 2평 남짓 일 뿐이었다. 그나마도 경쟁이 매우 치열해서, 비어있는 곳이 적어 기존부터 이용하던 사람이 아니던 새로 참가하기가 쉽지 않았다.
막상 이를 이용하여 주말농장을 해보니, 이 면적이 아주 다양하게 이것저것 심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기는 했으나, 단순히 집에서 먹을 쌈 채소 정도만을 기를 정도라면 전혀 부족하지 않기도 했다. 그런데 왜 굳이 10평이라고 주장하는지, 또 굳이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는 좀 의문스럽기는 했고, 굳이 그런 비용으로 주말농장을 하면 사서 먹는 것에 비해 좋은 점은 잘 느껴지지 않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면서 주말농장을 다시 할까 말까 하다가, 우연히 신문 기사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파주시에서 주말농장을 저렴하게 분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사를 접하고 지난 1월 초에 파주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보니 금년도에 이미 2지역에서 주말농장 접수가 완료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집에서 그래도 10~15분 거리인 금촌지역에서 3번째 주말농장 모집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신청 자격은 파주시에 주민등록이 된 사람이기만 하면 되었다.
1구 좌당 할당되는 면적은 9.9M2로 3평이었는데, 작년의 경험을 고려하면, 집의 간단한 쌈 채소 정도 재배하기에는 충분하면서도,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재배할 정도의 면적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1년 임대료가 단지 2000원이었다.
이에 신청을 하고 그동안 기다려 왔는데, 오늘에서야 그 결과가 문자로 통보되었다.
주말농장 신청이 추첨에 통과된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임대료를 납부했다.
지난해처럼 너무 비싼 금액이 아닌 점이 우선 가장 좋았다. 적어도 마음만은 마치 로또에라도 당첨된듯한 기분이다. 또한 지자체에서 관리하므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규모가 2500 구좌나 될 정도로 대단지이므로 텃밭용 물도 잘 공급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자체의 조치에 고마운 마음이 들고, 우리 동네 지자체는 이런 일도 한다는 자랑하고픈 마음도 든다. 도시와 농촌이 섞여있는 동네인 우리 지역에 이런 행정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올 한 해 다양한 쌈 채소를 길러보고 소식을 공유하려 한다.
참고로 관련 공고 목록을 살펴보니, 파주시에서는 내가 신청한 곳 외에도 추가로 2개소 (살레 텃밭, 문산)의 주말농장을 추가로 모집공고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었다.

